오스카 와오는 거대한 체구에 SF 소설에 열광하고 항상 사랑에 목말라하지만 실패하고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는
미국의 도미니카계 이민자의 아들이다.
아름다운 누나 롤라, 생활력 강한 엄마의 이야기가 오스카의 이야기보다 더 흥미롭다.
도미니카에서 31년 동안 독재자의 통치 아래에서 어머니 벨리와 그 아버지, 어머니, 언니들이 어떻게 희생되었으며
그녀 자신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읽노라면 간밤의 거대한 폭풍을 견뎌낸 쪽배의 그것처럼 신산스럽다.
한편으론 인간이 가진 저력을 느끼게도 된다.
삶을 통째로 견뎌낸 가문의 일원이 아니랄까 봐 미련하다 느껴질 만큼 자신이 믿는 감정에 사력을 다하여 다가가는 오스카 와오.
어머니 벨리가 사랑하던 그 방식과 닮아있다.
사탕수수가 섞어 만들어진 검은색 늪지 같은 도미니카 시대적 상황에
<반지의 제왕>을 인용하여 상황을 풀이하는 등의 수많은 유려한 은유들이 재미를 더해주는
롤라를 좋아했던 유니오르의 안정된 시선으로 쓰인 가족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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