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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뜰

철로 / 윤정숙

 

 

 

 

 

 

철로

 

- 윤정숙

 

 

다가서면 안돼

멀어져서도 안돼

우린 영원한 평행의 존재

우리의 균형이 깨어졌던

그날의 무서운 참상을 보았지

수많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던

그 지상의 아비규환을

하늘과 땅이 가진 평행처럼 그렇게

바늘과 실이 가진 평행처럼 그렇게

 

우리의 길은 하나

 

낮아서 초라하지 않고

멀어져 애달프지 않고

가까워져 무심치 않는

우주의 수수께끼 같은 그런 심연

우리의 머뭇거림이 다하고 다하여

백골마저 한 줌 재로 삭아질 때까지

길이 되어 길을 여는 것이야

 

 

 

 

 

 

 

 

 

 

 

 

아침 신문의 <아침의 시> 코너에서 이 글을 만난 순간 작가가 내 속에 들어왔다 갔나? 그런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연전 내 속 생각과 닮았다.

 

나이를 먹었는가.

 

가까워져서 답답해지기보단 균형이 깨어지지 않는 평행의 존재에서 평안을 얻기도 한다.

바람길이 통하는 거리 지나는 발치에 걸렸던 돌부리가 튀어도 상처가 되지 않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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