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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뜰

봄길 / 정호승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신부님이 정호승 시인의 봄길이란 시를 인용하시며 강론하셨다.

지루함인지 지겨움인지 삶의 풍경이 왜 이리도 변하지 않느냐고

열망은 끊어진 다리처럼 남루하게 비틀어졌는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한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한다.

기도와 묵상을 잃은 시간들은 메마름을 준다.

메마른 마음에 귀한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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