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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은 후

아프리카인 / 르 클레지오

아프리카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남기신 사진을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사진으로 남겨진 그 시절이 자신의 가슴에 영원히 박힌 프리즘처럼

삶을 모으고 발산하는 중심이 되는 힘. 그 힘이 아버지의 삶인 것 같다.

 

아버지는 살아생전에 그 삶을 반추하고 위로할 수 있는 자세가 되기 어려운데

그만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는 우리 또한 어느 지점을 통과해야만 볼 수 있는 곳에

작은 창문으로 되어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흑백사진처럼 흑백언어도 있다면 이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마씨 부자] 라오서 지음 / 고점복 옮김 / 창비

 

 

 

마씨 부자

 

 

 

체면을 중시하고, 상업을 천하게 생각하며 관료를 지향하는 아버지 마쩌런.

그러면서도 아들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책임 의식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아버지로서만이 아니라 자식을 인간으로 키울 수 있는 아버지를 역설했던

루쉰의 글이 생각났다. 사범학교처럼 부범학교도 있어야 한다고 했던.

 

중국에서 큰아버지 골동품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런던에 와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장사엔 관심이 없고 체면만 중시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살기 위해 장사에 골몰하면서 영국 처녀 메리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사회적 시선에 절망하던

아들 마웨이의 모습과 가게 점원 리쯔룽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국인에게 중국인은 천대와 멸시의 대상으로 취급되는 혐오스러운 현실에 

국가와 국가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형제는 될 수 있을지언정

쥐와 호랑이처럼 우정을 나눌 수는 없는 관계라는 것을 강조하며

작가는 중국인들이 변화와 개혁을 통해 강해져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읽으면서 가슴에 무거움을 느꼈다.

시대적으로 변화되었다 해도 약소국이 누구이냐에 따라 연결고리는 현재 진행형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