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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은 후

한 여자 / 아니 에르노

한 여자

 

 

 

 

처음부터 픽션이 아닌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한 글쓰기를 해왔다고 작가 소개에 적혀있다.

이 책은 어머니를 잃은 후의 딸 이야기를 적었다.

 

앞으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여자가 된 지금의 나와 아이였던 과거의 나를 이어 줬던 것은 바로 어머니, 그녀의 말, 그녀의 손, 그녀의 몸짓, 그녀만의 웃는 방식, 걷는 방식이다. 나는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를 잃어버렸다.<본문 마지막 문장>

 

책 중반이 넘으면서 가슴은 먹먹해지고 피부는 차갑게 돌기했다.

치매는 아니셨지만 장기간 투병하신 엄마를 바라봤던 나의 경험이 빠르게 겹쳐졌다.

작가와 달리 나는 시간이 많이 흐르고서야 지친 나의 투정이 개입되지 않은

당당하고, 활기있고, 종교조차 자식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강한 모성의 정점인 엄마를 바로 보았다.

뒤늦게 내가 가지고 있던 가장 완전하고, 최고인 것을 잃어버렸음을 인식하던 순간의 통증. 안타까움.

엄마의 딸에서 두 딸의 엄마가 된 내게 엄마는 아직도 탄탄한 연결고리로 이어진 마음의 기도처이기도 하다.

아직도 생각나는 엄마 냄새. 그 웃음. 엄마 옆에서 느끼던 안도감.

늦둥이. 언제나 중년 이후의 엄마만 기억하는 나. 엄마의 젊음이 궁금해지고, 너무나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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