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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내 눈이 백색이 되는 듯한 두려움이 들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조차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상상할 수 있음에 갖게 되는 두려움이다. 그 와중에도 힘의 작용과 폭력이 존재한다. 빨리 죽는 것이 축복이겠다 생각했다. 희망은 없다. 그러나 견뎌내는 자가 다시 눈을 뜨는 기회도 얻는다.
아주 오랜만의 그림
바느질하는 여자 / 김숨 무언가 가슴에 턱하고 박혀오는 것이 있을 때 잠시 몸의 기운을 모조리 비워내고 그 감정에 온전히 젖어있고 싶을 때가 있다. 책장을 덮으면서 그랬다. 옷을 지어 쌀을 사고, 자식들 공부시키는 어머니의 삶. 풀잎처럼 평범하지만 본연의 삶을 완성한 한 인간에게 묵음으로 바치는 찬사. 한숨처럼. 수덕의 삶에 눈물이 고인다. 내 어머니의 삶이고, 다른 어머니들의 삶이다. 눈이 멀고, 몸이 오그라들어 못쓰게 될 때까지 바느질로 지킨 우물집의 삶. 인내와 절대고독과 거듭되는 인내. 고독... 한땀 한땀. 그 다음 땀만을 생각해야 연결되는 누비 바느질처럼 더 먼 곳을 보고는 지켜낼 수 없는 거친 나날들을 지켜낸 진중한 삶의 미학이다. 무명, 삼베, 명주, 양단... 그때의 하늘과, 그때의 먼지, 그때의 음식에도 옷감의..
딸기와 바나나를 든 아이 어젯밤에 이 그림을 그린 후 보여주는데 너무나 귀여웠다. 딸기는 또 얼마나 먹음직스럽게 보이는지. 사진을 찍고 이젠 자자 하는데 다시 일어나서 그림을 뒤적거리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글씨 색칠 안 된 것이 맘에 걸렸는지 검은색으로 덧쓰고야 잠이 든다.
꽃 그림 옷을 입은 아이
김지현 엄마 센터 선생님이 보내주셨다. 이렇게 엄마를 그려주는 친구가 몇이나 되겠느냐 하시며. 유튜브에서 겨울왕국, 라푼젤 등 스케치된 그림에 색칠하는 동영상을 즐겨 보고 자꾸 밑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 색칠만 하더니 아주 오랜만에 스케치부터 색칠까지 완성한데다 제목도 엄마라니... 사랑스럽다. 하도 그림을 그려달라기에 만다라 색칠을 다시 꺼내주었더니 파스넷으로 거칠게 색칠했지만 예쁘다.
냄새 2교시가 지난 후 복도를 가득 채운 조림 냄새. 한쪽으로 고개가 들려지며 맡게 되는 맛난 냄새. 고프지도 않은 배를 출렁이게 한다. 점심시간, 냄새를 기억하기만 해도 침이 가득 고여오는 기대감에 식판을 들고 섰는데 맡았던 냄새와 매치되는 음식이 하나도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무..
미움받을 용기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의 비교에서 앞서 나가려는 것이다. 인생의 과제에서 나의 과제와 남의 과제를 분리해서 이해하는 것. 나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임을 인식하는 것. 자신의 주관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느끼며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것.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라. 평범해질 용기.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다. 길 위가 아닌 지금, 여기 충실히 춤을 추듯 살아라. 한 번쯤 들어봤을 내용들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완전히 소화, 흡수한 후 자신들의 말로 쉽게 표현했다는 방증이겠다. 남에게는 험담을 할 때조차 5분 이상 할애하지 않는다. 그러니 너 하고 싶은 대로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