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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이 스케치 급격히 쪘던 살이 빠지지 않는다. 먹고 있는 약 때문인가. 병원에 가서 호르몬 검사도 하고. 단순 비만이라는 진단도 얻었다. 열심히 운동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열심히 운동 한 덕분에 발에 이상이 생겼다. 운동도 못하고 집에서 요양 중. 답답하고, 안타깝다. 햄버거. 치즈의 즐거움이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어쩌다 소설을 쓰기 위한 자질을 마침 약간 갖고 있었고, 행운의 덕도 있었고, 또한 약간 고집스러운(좋게 말하면 일관된) 성품 덕도 있어서 삼십오 년여를 이렇게 직업적인 소설가로서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사..
엄빠가 된 아빠 기름기가 있는 종이에 그려서 번져보인다. 김지현, 엄마, 지현이가 민경이를 부를 때 쓰는 멍경, 김금후를 쓴 듯한 검지거(그 아이의 이름은 김진수에서 바뀌었다.) 그리고 쓸쓸하게도 아빠를 엄빠라 적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림도 정지되었다. 그토록 살뜰한 아빠를 맨..
스케치
소년이 온다 / 한강 [소년이 온다] 한강 / 창비 한강의 소년이 온다. 그 광주의 일들은. 화면으로 본 작가의 생기없음이 마치 그 시간을 다 토해내고 함께 구멍난 가슴팍으로 피를 철철 흘린 때문이 아닌가 하는 되지도 않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너무도 차분하게, 침착하게 그 날, 그 시간을 촘촘하게 묘사해서..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내 눈이 백색이 되는 듯한 두려움이 들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조차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상상할 수 있음에 갖게 되는 두려움이다. 그 와중에도 힘의 작용과 폭력이 존재한다. 빨리 죽는 것이 축복이겠다 생각했다. 희망은 없다. 그러나 견뎌내는 자가 다시 눈을 뜨는 기회도 얻는다.
아주 오랜만의 그림
바느질하는 여자 / 김숨 무언가 가슴에 턱하고 박혀오는 것이 있을 때 잠시 몸의 기운을 모조리 비워내고 그 감정에 온전히 젖어있고 싶을 때가 있다. 책장을 덮으면서 그랬다. 옷을 지어 쌀을 사고, 자식들 공부시키는 어머니의 삶. 풀잎처럼 평범하지만 본연의 삶을 완성한 한 인간에게 묵음으로 바치는 찬사. 한숨처럼. 수덕의 삶에 눈물이 고인다. 내 어머니의 삶이고, 다른 어머니들의 삶이다. 눈이 멀고, 몸이 오그라들어 못쓰게 될 때까지 바느질로 지킨 우물집의 삶. 인내와 절대고독과 거듭되는 인내. 고독... 한땀 한땀. 그 다음 땀만을 생각해야 연결되는 누비 바느질처럼 더 먼 곳을 보고는 지켜낼 수 없는 거친 나날들을 지켜낸 진중한 삶의 미학이다. 무명, 삼베, 명주, 양단... 그때의 하늘과, 그때의 먼지, 그때의 음식에도 옷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