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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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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 나쓰메 소세키 지식인. 아버지의 전폭적 경제적 지원으로 삶을 영위하며 돈을 벌기 위한 생활을 세속적이라 믿는 사람. 모순. 권태. 탐미적 취미. 다른 일을 하다가 읽으려고 다시 집어 들면 들던 생각. 그 모든 구실 중에도 인간이 독립된 자존을 외치려면 경제적 독립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나. 지식의 연못에 빠져 있어도 허울뿐. 가장 먼저 부각되는 그런 면들에 거듭 답답했다. 끝까지 읽다 보니 작가는 의식했던가 보다. 다이스케가 아버지에게 경제적으로 완전 종속된 것처럼 일본의 근대화 또한 그러하다고. 그러한 사람 다이스케는 자신이 여자로 느끼고 있었을. 그 마음을 자신도 몰랐을. 친구의 여동생. 셋이 함께 어울리던 친구가 아내로 맞아들 도움을 주었던. 몇 년 후. 친구의 아내. 남편 역할의 부재를 떠나. 그 여자를 사랑하는..
깊은 강 / 엔도 슈사쿠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을 내용이다. 작가가 평생을 두고 고민했던 문제. 신과 인간. 인간이 자기 가치대로 규정한 신들의 모습이 모두 한 분일 수 있다는 인식. 작가가 오쓰라는 인물을 통해 피력한 이러한 생각들이 모여져서 서로 간의 경계를 일부라도 인정하도록 변화된 것 같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읽기에도 쉽고, 마음에 울림은 큰 좋은 책이다. 이제껏 읽은 소설에서 무언가 우리편에서 바라보기에 양심적 지식인이라 기억하는 일본인. 인간의 조건의 '가지', 토지의 '오가다', 깊은 강에서의 '오쓰' 어쩐지 종이로 만든 사람들처럼 답답함과 유약함을 느끼게 한 사람들.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전반적으로 무언가 조금 신파? 감정의 과잉? 포장하려는 것처럼 느꼈던 인간의 조건을 그래도 기억하는 것은 유약한 주..
토요일 / 이언 매큐언 예를 들어? 그러니까, 예를 들어,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어떤 도시에서, 어떤 세기에, 과도기에, 대중의 한 사람으로, 과학에 의해 변형되어, 조직화된 권력하에서, 가공할 규모의 통제를 당하며, 기계화가 빚어낸 조건 속에서, 혁명의 희망이 실패로 돌아간 뒤, 공동체가 결코 아니며 개인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자아를 하찮은 것으로 만든 다수의 복합 권력에 기대어, 외국의 적과 싸우는 데는 수십억 달러의 군사비를 지출하면서 국내의 치안에는 인색한 권력, 자신들의 위대한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야만과 포학 행위를 묵인하는 권력 말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공동의 노력과 의지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깨달은 수백만 시민이 압력을 행사한다. 수백만 톤의 물이 해저에서 생명체를 빚어..
아스퍼거 패밀리가 사는 법 / 크리스티 사카이 저자 : 크리스티 사카이 저자 크리스티 사카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수많은 아스퍼거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진정한 친구이자 대변인이다. 유머와 열정으로 무장한 그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다니며 자폐아와 그 가족들이 우리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강연을 하고 있다. 또한 아스퍼거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이 책 《아스퍼거 패밀리가 사는 법》은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은 세 자녀와 함께 살아가며 온몸으로 세상과 맞서온 엄마의 비법서이다. 더욱이 이 책은 지난 2006년 미국 자폐증 협회에서 으로 선정될 만큼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았다. 한국어판 서문 세 명의 자폐 아이를 둔 가족의 엄마인 제가 이 책을 쓴 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삶의 길 흰구름의 길 / 오쇼 한 달 여 이 책과 함께 했다. 생각을 하면서 읽다 보니 하루 적정량이 정해진 것처럼 그랬다. 읽는 즐거움 속에서 배움의 기쁨을 느낀다. 배움이 에고를 키울 수 있으나 그 배움의 과정을 통해 통찰을 얻고 근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또한 에고일지도. 하지만 모든 것은 살아있음에 생성되는 것 아니겠는가. 책을 읽다보면 우리 삶은 짐이 너무 많아 술이 아니면 종교를 통해 자신을 잊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책도 읽고, 기도도 하고. 그 일련의 노력들이 자신을 잊기 위한 방법이었나? 중심을 잡고, 자유롭게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 템플 그랜딘 저자 소개 템플 그랜딘 박사는 천재적인 동물학자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가축 시설의 3분의 1이 그녀가 설계한 것이다. 그녀는 자폐증에 대한 강의도 많이 하는데, 그녀 자신이 자폐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계를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다. 그녀는 두 살 때, 보호 시설에서 평생을 살 것이라 의사가 진단했던 자폐아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자신이 갖고 있는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인식 세계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성공적인 자기 계발과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중학교 시절 자신을 놀리는 아이를 때려 퇴학당하고 신경 발작 증세로 고통을 겪지만 어머니와 정신과 주치의의 도움으로 마운틴 컨트리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칼록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칼록 선..
북풍의 등에서 / 조지 맥도널드 사랑으로 쓰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 말미에 북풍과 다이아몬드가 나누는 이 대화를 읽는 순간 깜짝 놀랐다. 가진 자식과 재산을 몽땅 잃고도 믿음이 변하지 않은 욥에게 두 배의 축복을 주셨다는데 잃은 자식이 다른 자식으로 대체될 수 있는 건가 절망했던 마음. 내가 욥기를 읽다가 마음이 아파 성경책을 덮은 이유와 너무도 같은 느낌이었다. "일주일 전에 네가 아가에 대해 부른 노래를 기억하니? 아가가 어미 양들을 잃어버렸다가 그 수의 두 배나 되는 새끼 양들을 얻었다는 노래 말이야." 북풍이 풀밭에 앉아서 다이아몬드를 다시 무릎에 내려놓고 물었다. "기억하고 말고요. 하지만 저는 그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왜? 이유가 뭐지?" "이것이나 저것이나 다 똑같다고......, 그러니까 잃어버린 한 마..
여행생활자 / 유성용 그곳에 있는 사람의 마음에만 담길 수 있었던 글이다. 여행이 생활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깨달음. 생활에서 분을 느끼고 있었던 시기였다. 자부심을 느낄 수 없는 생활은 얼마나 시시한가. 모래바람 벼랑길 오체투지의 삶 추위와 어깨를 맞대고 피어난 살구꽃 같은 소녀의 얼굴 웅장한 설산 정수리의 노을빛 그가 본 것은 내게 위로가 되었다.